BTS 슈가의 믹스테이프 [D-2] ‘어떻게 생각해?’라는 곡의 논란과 사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곡 ‘대취타’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 명장면 세가지를 꼽았다.
scene #1 슈가의 새 믹스테이프 [D-2]의 대표곡 ‘대취타’의 핵심을 나타내는 이 장면은 방탄소년단이 BTS가 되면서 대적할 라이벌이 없는 스타가 된 현재를 나타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시신의 나열은 공식 콘텐츠에서 “사극 촬영지를 배경으로 사용하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최근에 화제가 됐던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섬뜩하다. 본격적인 August D의 등장에 앞서, “빛이 나 빛이 나 내 왕관에 빛이 나”라며 왕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인 자신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컷.
scene #2 ‘대취타’의 얽히고설킨 시공간은 방탄소년단의 슈가가 아닌 August D이기 때문에 가능한 연출이다. 예명인 슈가와 본명인 민윤기의 정체성을 지닌 August D의 대립되어 소리치는 장터에서의 모습은 대구에서 음악을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두려움 없이 여기까지 나아온 스스로의 모습을 대변한다. 또한 눈에 그은 상처는 그의 성취가 더욱 영광스러운 것임을 증명하는 효과를 낳는다. 서민들의 장터에서 어떤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 또 나아가며 랩을 하는 그의 모습. 여느 사극 영화와 견주어도 흠잡을 데 없는 컬러 그레이딩과 빽빽하게 구도를 잡아 구현된 화면 등을 통한 높은 퀄리티의 연출과 어우러지면서 이야기의 각을 세운다. 첫 장면의 왕과 August D의 대립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지 미리 예상해보게 만드는 것이다.
scene #3 방탄소년단의 성공으로 인해 어마어마한 이득을 얻게 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현재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차있는 이 비디오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자부심의 주체인 슈가와 August D의 자아가 대립하는 장면으로 핵심 서사를 만든다. 왕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현재의 자리에서 또다른 음악을 만들어내겠다는 August D는 슈가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입만 산 새끼들 당장 놈의 목을 쳐”라고 말한다. 그리고 왕이 된 슈가는 마치 그의 의지를 시험해보겠다는 듯 목을 치라고 명한다. 물론 죽은 줄 알았던 August D는 살아나서 총으로 왕을 쏘아죽인다. 아마도, 슈가가 되었지만 게으른 민윤기는 용납할 수 없다는 그의 선언 아닐지. 앞으로도 계속 음악활동을 하겠다는 의지의 선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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