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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대형 포털과 스타트업에 관한 Q&A From IZE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는 대형 포털 사이트 '유니콘'과 '바로'가 경쟁한다. 드라마의 세 주인공 배타미(임수정), 송가경(전혜진), 차현(이다희)은 이 두 곳의 회사에서 시장 점유율 0.5%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일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고위 직급의 여성들이다. 이중에 배타미와 사랑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되는 박모건(장기용)은 게임 음악을 만드는 스타트업 밀림사운드의 대표다. 소위 ‘IT강국’이라는 수식어는 오래전에 얻었지만, 정작 포털 사이트와 스타트업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드라마화 된 경우는 처음이다. 그래서 포털 사이트와 스타트업에 재직 중이거나 퇴사한 이들에게 직접 물어서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이 드라마는, 과연 현실과 얼마나 닮아있을까.







Q. 실제로 대형 포털 사이트 대표 중에 여성이 있나요?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는 포털 기업의 여성 고위직 비율이 높은 것 같은데, 정말인가요? A. 네, 대형 포털 사이트 대표 중에 여성이 있습니다. 네이버의 한성숙 대표이사는 네이버 네이버서비스1본부 본부장과 네이버 서비스총괄이사를 거쳐 현재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속 유니콘 대표인 나인경은 항상 왁스를 칠해 머리를 빳빳하게 올리고 다니며 냉철한 여성의 모습을 연출합니다. 한성숙 대표는 나인경과 사뭇 다른 느낌을 지닌 인물이고, 전략본부장까지 올랐지만 가난한 집안의 딸이라는 사실 때문에 더 이상 승진하지 못한 나인경과는 달리 네이버에서 이사를 역임했습니다. 또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한성숙을 나인경의 모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실제로 포털 및 기타 인터넷 정보매개 서비스업으로 분류되는 대형 포털 기업에는 일반 대기업에 비해 고위직 여성의 숫자가 많습니다. 특히 요즘에 눈에 띄는 부분은 회사 내부에서 소위 ‘키운다’고 말하는 부서의 대표들이 여성인 경우가 많다는 건데요. 국내 모든 포털이 모두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반 기업과 비교하면 여성 고위직 비율이 높은 건 맞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다른 업종의 여성 고위직 비율이 낮다는 뜻이지 포털 기업의 여성 고위직 비율이 아주 높다는 뜻이라고 보긴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30대 중반 대형 포털 재직자 A씨) Q. 스타트업 대표들은 정말 박모건처럼 입나요? A. 네, 박모건처럼 입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평소에는 청바지나 면바지 안에 셔츠를 넣어 입는 경우가 흔하고요. 영업용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미팅, 강의에 나가는 경우에는 블레이저 안에 티셔츠나 와이셔츠를 입고, 슬랙스를 입은 뒤에 양말을 신지 않고 구두나 스니커즈를 신는 사람이 많습니다. 아니면 재킷 안에 목을 감싸는 터틀넥을 입고 있죠. 다만 개발자 출신의 대표인 경우에는 바지에 체크셔츠처럼 공대 재학생들이 입는 스타일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심지어 저는 회사 단체 후드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개발자 출신 대표도 봤어요. IT 기업들이 많은 분당 판교에 내리면 개발자와 개발자가 아닌 직원을 쉽게 구별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까요. (30대 초반 대형 포털 재직자 B씨) Q. 대형 포털 사이트의 대표들은요? 뭐가 다르죠? A. 바로의 대표인 민홍주(권해효)는 개발자 출신임에도 대한민국 2위의 대형 포털 대표이면서, 벤처 1세대 거물이기 때문에 나이와 권위를 고려해 캐주얼한 수트 정도를 입고 있더라고요. 실제로 스타트업과 달리 프레젠테이션에서 만난 대형 포털 사이트의 고위직들은 훨씬 단정하고 정석에 가까운 수트 차림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박모건처럼 입은 사람은 있어도 박모건처럼 생긴 사람은 없어요. 제가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이 작품을 보며 가장 드라마틱하다고 느낀 부분은 그의 외모, 그리고 28세라는 나이에 번듯하게 형태가 있는 스타트업 대표라는 점이었습니다. 현실에서는 창업을 준비할 나이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대표들이 30대 중반~40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너무 어려요. 그러니까 드라마겠지만. (20대 중반 IT 스타트업 퇴직자 C씨) Q. 이 드라마에서 대형 포털에 다니는 여성 주인공들이 정장을 입던데, 포털 회사는 좀 자유로워야 하는 것 아닌가요? A. 현실에서는 평소에 어떤 옷을 입든지 제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입을 수 있는 것과 입지 않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배타미나 나인경, 송가경, 차현은 회사의 고위직 여성이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신경 써야 하고 외부 미팅이나 회의에도 자주 참석하는 입장이지만, 아마 회사에서도 매일 저렇게 입으면 하루 종일 일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여성 직원들의 경우뿐만 아니라, 남성 직원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단, 부서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일관된 기준은 없다는 뜻입니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처럼 서비스 부서 쪽에서는 상대적으로 단정하게 입습니다. 하지만 디자인 부서의 직원들 중에는 반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고 출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30대 초반 포털 사이트 직원 D씨) Q. 그러면 대형 포털 회사에는 정말로 게임기와 다트판이 있나요? A1. 요즘 다트 정도는 흔하다던데, 저희 층엔 없거든요. 사람이 많으니까 놓을 자리가 없어서 그런가? 탁구대와 키덜트 장난감은 있습니다. (30대 초반 포털 사이트 직원 D씨) A2. 제가 전에 근무하던 스타트업 회사에 게임기가 있었습니다. 사실 게임기는 별로 대단한 게 아니에요. 요즘에는 스타트업 직원들 중에 회사 매점을 복지 수준을 평가하는 바로미터로 여기는 사람이 많은데요. 규모가 있는 스타트업인 경우에는 웬만한 편의점보다 훌륭한 수준의 매점을 마련해두고 무료로 모든 음식과 간식을 제공합니다. 이곳에서 제공하는 물품들은 집으로 가져갈 수는 없지만, 회사 안에서는 언제나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자취하는 직원들은 아침과 저녁을 이곳에서 해결하고 가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해외여행 경비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곳도 있는데, 직원들이 해외에 나가서 많은 것을 느끼고 와 업무에 활용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20대 후반 스타트업 재직자 E씨) Q. 스타트업은 어떻게 투자를 받나요? 만약에 투자를 못 받으면 어떻게 되죠? A1. 극중에서 박모건이 배타미에게 자신이 실패했던 스타트업 대표였다는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봤습니다. 사실 현재 스타트업 대표들 중에서는 두세 번씩 새롭게 창업한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투자자가 없어서, 혹은 투자받은 돈을 갚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예 창업을 포기할 이유는 딱히 없어요. 왜냐하면 요즘 같이 유행이 빠르게 변하는 시기에는 얼마든지 다른 아이템을 찾을 수 있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젊은 벤처캐피털(벤처투자자)이 계속 나타납니다. 경제 공부를 즐기시는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엔젤투자’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어떤 프로젝트에 대한 얼개 정도를 제시한 상태에서 투자자가 과감하게 투자하는 경우를 일컫는 말입니다. 아직 어떠한 성과도 내지 못했다 하더라도, 오로지 지금 막문을 연 회사와 청년들의 가능성만 믿고 투자를 하는 거죠.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기존에 잘 나가는 기업보다 작은 규모로 좋은 성과를 거두는 기업이 “잘 고르면 대박”이에요. 그래서 이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곳에 투자를 합니다. (30대 중반 스타트업 재직자 F씨) A2. 스타트업으로 창업을 하겠다는 의지를 지닌 사람들 중에는 첫 번째 회사가 망해도 두 번째, 세 번째로 나아가며 자신의 이름값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지닌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게 아니면 일반 대기업에 취직했겠죠.”라면서 상장 즈음에 계속 청년들의 젊은 에너지와 창작력, 복지 혜택을 강조하는 인터뷰를 자주 했던 80년대생 대표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20대 중반 스타트업 퇴직자 C씨) Q. 그런데 직원들 입장에서는 회사가 망하면 갈 곳이 없어집니다. 높은 위험을 안고 있는 스타트업에 왜 취직을 하죠? A. 모든 회사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업계 평균만 보면 스타트업의 임금은 일반 중소규모 회사에서 신입이 받을 수 있는 임금 수준보다 높습니다. 직원들에게 돈을 쉽게, 많이 쓴다는 거죠. 그리고 대부분의 회사 분위기가 자유로워 업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경우가 많고, 위계가 강한 일반 기업과 달리 신입 직원이라도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추진할 수 있게 해줍니다. 애초에 이런 장점들을 누리고 싶어서 입사한 직원들은 이미 스타트업 회사가 지닌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고, 이것을 별다른 문제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른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면 되니까요. 타투를 하고 다니거나, 팀원의 절반 이상이 온갖 화려한 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고 다니는 자유로운 환경은 흔치 않아요.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스케이트보드나 호버 보드를 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미디어 스타트업, IT 스타트업, 소셜커머스 서비스 스타트업에 모두 다녀봤는데 자유로운 분위기만큼은 모든 곳에서 보장돼 있었습니다. 스타트업 회사에서 퇴직하고 대기업으로 옮기거나 일반 중소기업으로 이직한 동료들 중에 이 분위기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참고로, 그들은 불안정성과 선배에게 제대로 일을 배우기 어렵다는 단점 때문에 이직을 택했던 거예요. (30대 초반 스타트업 재직자 G씨) Q. 정말로 검색어 조작을 하나요? A.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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