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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딩고, 음악을 광고한다는 것 From IZE



딩고뮤직은 자신의 음악을 웹과 SNS를 통해 전 세계로 알릴 기회를 찾는 기획사 관계자들에게 빼놓기 어려운 마케팅 수단이 됐다.





2017년 12월 31일, 모바일 콘텐츠 브랜드 딩고는 딩고뮤직과 관련해 “‘음악 미디어’를 넘어 ‘음악의 일부’로 성장하다!”라는 타이틀의 보도자료를 공표했다. 딩고에 따르면 2017년에 딩고뮤직에서 제작한 콘텐츠 개수는 총 439개로, 모든 영상의 유튜브와 페이스북 조회수를 합치면 무려 10억 회에 달한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요즘에 딩고뮤직 ‘세로라이브’는 안 나가기에는 아쉬운 트렌드 같은 게 됐다”며 “아이돌이 아닌 일반 가수들에게는 뮤직비디오보다 더 큰 반응이 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종신의 ‘좋니’는 1월 초 현재 원곡의 뮤직비디오보다 ‘세로라이브’ 영상이 약 2배가량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가수들이 음악 순위 프로그램을 비롯해 일반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기도 힘들어진 현재, 딩고뮤직은 자신의 음악을 웹과 SNS를 통해 전 세계로 알릴 기회를 찾는 기획사 관계자들에게 빼놓기 어려운 마케팅 수단이 됐다.

특히 딩고의 콘텐츠는 같은 콘텐츠 기준으로 페이스북 조회수가 유튜브 조회수의 세 배다. 전 딩고뮤직 관계자 A씨는 “‘일반인의 소름 돋는 라이브’ 페이스북 채널에서 MC The MAX의 노래를 부른 일반인이 유명세를 탔고, 이게 멜론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이런 영향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차에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 딩고뮤직이라는 브랜드”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투박하게 찍어 올리는 ‘일반인의 소름 돋는 라이브’ 채널에 연예인들을 출연시키기란 불가능했다. A씨는 “기존 일반인용 채널은 그대로 두고, 아티스트들의 라이브를 담을 수 있는 포맷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다가 나온 게 ‘세로라이브’ 같은 영상 콘텐츠였다”고 설명했다. 시작은 JYP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인 백아연이었고, 백아연의 깔끔하고 소박한 느낌과 맞물려 ‘세로라이브’는 서서히 화제가 됐다. 시작부터 페이스북에 최적화시킨 콘텐츠들은 페이스북의 영향력과 맞물려 대중음악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 B씨는 “특히 ‘이슬라이브’는 연차가 높은 아이돌들이 술을 마시면서 공연하는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유일한 콘텐츠라는 점에서 일반인들에게도 재밌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획이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페이스북에 기반을 둔 딩고의 콘텐츠는 특정 팬덤보다는 일반 대중에 노출되는 기회를 마련한다. 딩고가 많은 동영상 콘텐츠 회사가 경쟁하던 시기부터 지금껏 살아남은 이유다.

음악을 전달하는 방식이 SNS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접근법을 갖게 됐고, 딩고의 현재는 그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그와 동시에 음악 산업은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거둘 방법을 찾는다. 딩고뮤직에서 ‘세로라이브’와 ‘이슬라이브’를 만들었던 전 메이크어스 이사 김홍기가 설립한 음악 크리에이티브 그룹 스페이스 오디티에서는 광고와 음악을 결합해 수익을 낸다. 요식업체인 켈로그 측은 기존의 광고 에이전트 대신 스페이스 오디티 측에 신제품 ‘초코크런치’ 광고를 맡겼다. 스페이스 오디티는 보이그룹 블락비 멤버인 박경을 모델로 선정하고, 그가 만든 음악을 CM으로 쓰면서 뮤직비디오까지 만들며 제품을 홍보했다.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영상이지만, 여자 주인공과 함께 “초코 시리얼 같이 달콤하디 달콤한 시간들”이라고 노래하는 박경이 나오는 영상은 CF라기 보다는 뮤직비디오에 가깝다. 영상에 쓰인 곡은 ‘스페이스 오디티 프로젝트 vol.1’이라는 이름으로 음원 사이트에 나오기도 했다. ‘세로 라이브’나 ‘이슬라이브’가 SNS에 어울리는 음악 프로그램의 등장이라면, 이런 광고는 기존 CF나 뮤직비디오를 대체한다.

다만 딩고를 비롯한 새로운 음악 콘텐츠와 플랫폼의 등장이 음악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김홍기 대표는 “‘세로라이브’ 때는 음악 한 곡에 집중해서 거기에 맞는 배경이나 가사의 폰트까지 설정하는 게 우선이었는데, 지금은 고려하는 것들이 달라졌다”면서 “광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되, 라이브 영상에 출연하는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작곡가나 뮤직비디오 감독 등 창작자들에게도 어떻게 하면 이득이 돌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진행 중인 ‘브랜드 필름’의 경우 작사가 서지음과 김이나가 카피라이팅에도 참여했고, 원래는 뮤직비디오를 찍던 회사들도 광고에 발을 들이게 됐다. 음악과 아티스트를 기반으로 한 기획인 만큼, 기획의 주도권과 수익에서도 그들을 중심에 둔다는 의미다. 과연 변화한 플랫폼에 맞춘 새로운 콘텐츠와 서비스들은 시장의 구도까지 바꾸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201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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