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성우는 대결이 콘셉트인 프로그램에서 싸우지 않고도 여유롭게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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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옹성우는 언제나 여유로워 보였다. 상위권 연습생들이 대거 포진한 팀에서도 그는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대신 꾸준히 농담을 던지며 날선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바꿨다. 쭉 4위를 유지하다가 하향세를 겪으며 7위까지 떨어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럭키 세븐.” 7위 의자에 앉은 순간에 그가 조그맣게 내뱉은 한마디는 마치 그가 최종 11인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예견하는 듯했다.
초반에는 트레이너들이 옹성우를 보며 “역시 배우 회사답다. 화면발 잘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옹성우는 스스로를 “배우상”이라고 어필할 때조차 “나를 부러워해도 소용없다. 다시 태어나는 수밖에”라며 장난스러운 태도를 보였고, 연습생들 사이에서는 “생긴 거와 다르게 행동이나 그 표정 제스처가 유쾌하고 재밌는(김재환)” 사람으로 통했다. 슬랩스틱 코미디에 가까운 액션을 선보인 뒤 연습생들이 웃자 “사람들을 웃기는 게 제일 재밌어서 약간 뿌듯했다.”며 기뻐하기도 했다. 시청자 투표로 데뷔할 남자 아이돌을 뽑는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은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옹성우는 결과적으로 긴장과 눈물로 점철된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보기 드문 여유롭고 유머 있는 캐릭터로 남았다. 윤지성과 함께 명랑 운동회 MC를 맡아 능청맞은 말재간을 자랑했고, 최종 5위로 워너원에 발탁된 뒤 소감을 말할 때도 자신이 만든 유행어인 “정말 진짜 완전”을 외쳐 바짝 긴장한 좌중에 웃음을 이끌어냈다. 보아가 “(워너원에서) 즐거운 포지션을 만들겠다는 기분”을 표현해달라고 주문하자 카메라 앞이라는 사실에 개의치 않고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경쟁을 피할 수 없는 프로그램에서 한 발 살짝 물러난 듯한 여유는 무대를 꾸밀 때도 마찬가지였다. 옹성우가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유독 센터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곡은 성숙한 남성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슈퍼주니어의 ‘Sorry Sorry’와 ‘프로듀스 101 시즌 2’ 마지막 미션곡 ‘Hands on Me’였다. 반면 신비로운 이미지가 두드러진 ‘NEVER’에는 황민현을 센터로 추천했다. “(황민현이) 센터에 있을 때 밸런스가 참 좋기 때문에 민현이가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의 장점을 감추지는 않되, 다른 멤버가 지닌 능력이 필요할 때는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옹성우는 그렇게 대결이 콘셉트인 프로그램에서 싸우지 않고도 여유롭게 이겼다.
최근 웹드라마 ‘아이돌 권한대행’에서 그는 후배 연습생에게 조언했다. “농구선수가 공을 넣을 때, 자기가 무슨 신비한 힘으로 넣는다고 생각하면 그게 농구야? 무당이지. 그냥 왼손은 거들고, 다리는 튼튼하고. 그럼 공은 자꾸 쏘면 들어가는 거야. 자꾸 하면 돼.” 그가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통해 깨우친 것들이 이 두 줄짜리 대사에 담겼다. 옹성우는 타인을 견제하기보다 자신의 장점을 탄탄하게 쌓아나갔고, 승리했다. 그리고 이제 본게임을 기다리고 있다.
2017.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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