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룹 골든차일드의 메인 보컬 Y는 MBC ‘아이돌 스타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다른 보이그룹 멤버들을 월등히 앞서 나가는 달리기 실력으로 주목받았다. 이제 데뷔 3년차지만 연습생 기간이 6년이었기 때문에, 도합 10년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며 Y는 자신의 일이 “좋아서 뛴 장거리”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인터뷰는 단거리에서 이기는 것은 잠시의 기쁨이고, 오래 노력해서 오래 살아남겠다는 Y와 골든차일드에 관한 이야기다.

자기소개를 해 주세요. 자기 자랑을 마음껏 하는 시간입니다.
Y: 골든차일드에서 다재다능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Y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서 낯을 많이 가리고, 민망해 하는 것 같으시죠? 하지만 속으로는 또 모르죠. 진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웃음) 낯을 많이 가려서 얌전해 보이는 것일 뿐입니다.
아까 촬영할 때 이야기했는데, 학창시절에 수학하고 사회를 좋아했다면서요.
Y: 지금은 잉크가 마를 시점이긴 한데……. 수학은 답이 있잖아요. 그런데 반대로 사회는 답이 없어요. 특히 ‘법과 정치’라는 과목을 되게 좋아했거든요. 법이라는 게 나라마다 법이 다르고, 미국에서는 주마다 법이 다르잖아요. 그 차이가 답이 완벽하게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 제가 혼자 생각해볼 수가 있잖아요. 왜 이런 법이 있을까. 왜 우리나라에는 이런 법이 불법이고 저 나라에서는 합법일까. 혹시 제가 너무 쓸데없는 걸 말하고 있나요? (웃음)
아니에요. 공부를 잘 했을 것 같아요.
Y: 공부는 못했어요. 제일 잘한 게 460명에서 90등정도? 그런데 제가 필기하는 걸 되게 좋아해요. 성적하고는 큰 상관이 없었지만요. 엄마는 고등학교 때 제 성적을 보고 “(사투리로) 니 진짜 뭐 될래?” 그러셨어요.
골든차일드가 됐네요. (웃음) 무대를 보면 Y가 앞으로 나올 때는 아무리 밝은 곡이라도 모범생 느낌이 풍기곤 해요. 다른 멤버들이 귀여운 느낌이라면, Y는 좀 더 어른스럽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것 같은 느낌이죠.
Y: 사실 개인적으로 좀 어려운 점이 있긴 해요. 청량한 콘셉트 자체는 괜찮은데, 청량함과 귀여움이 붙어있으면 표현하기 조금 어려워요. 그래서 요즘은 속마음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을 하게 돼요. 저는 외형적으로 포근함이 느껴지는 사람이 아니지만, 속으로 정이 많은 편이거든요. 그런 부분이 무대 위에서도 드러나면 좋을 것 같더라고요.
본인 스스로 많이 고민하고 재미를 붙여야 추진력이 생기는 성격인 것 같네요.
Y: 재미를 붙이지 못하면 뭘 못해요. 호불호가 되게 강한 성격이에요. 요즘은 노력하고 있는데, MBC ‘복면가왕’도 솔직히 처음에 매니저님이 물어보셨을 때 부담감만 너무 컸어요. “저는 아직 거기 나갈 그릇이 안 된다”라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시간차를 두고 두 번째, 세 번째 말씀하시니까 심장이 막 뛰더라고요. 좋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랬어요. “알겠습니다, 시켜만 주시면 하겠습니다.” 했죠.
‘복면가왕’ 무대는 어땠어요.
Y: 호두가 많이 달려 있어서 옷이 정말 무거웠어요. (웃음) 무대에 혼자 선 그 순간만큼은 우리 팀 멤버들이 평소보다도 간절하게, 중요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멤버들 생각이 너무 많이 났어요. 다들 메시지를 보내서 응원해주더라고요.
선곡 과정에서는 어떤 곡을 골랐었나요?
Y: 일단 듀엣곡으로는 ‘남과 여’, ‘칵테일 사랑’을 준비했었는데요. 혹시 남자 분하고 듀엣을 하게 될지도 몰라서 남성 솔로곡들도 몇 개 준비했어요. 이적 선배님의 ‘빨래’는 남성 듀엣곡으로 준비했던 건데 솔로곡으로 넘겼죠. 사실 제일 하고 싶었던 건 태연 선배님의 ‘I’였어요. 제가 팬으로서 태연 선배님을 정말 존경해요. ‘I’ 뮤직비디오만 100번 이상 돌려봤을 거예요.
오랫동안 연습생 생활을 해서 자기 목소리의 장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Y: 아니에요. 잘 모르는 것 같아요.(웃음) 사실은 제 목소리가 좋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거든요. 되게 매력 없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데뷔 앨범이 나오자마자 모든 분들이 “네 파트가 어디인지는 확실히 알겠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아직도 정말 어려운 게 하나 있거든요. 자만과 자신감은 다르잖아요. 그 종이 한 장 차이를 잘 모르겠어요. 제가 혹시라도 잘못 생각하게 될까봐 무조건 조심하게 돼요. 그래서 메인 보컬인 주찬이랑 음악 이야기를 많이 해요. 서로 모니터링도 해 주고, 냉정하게 단점을 이야기해 주기도 하고요.
MBC ‘아이돌 스타 육상 선수권대회’에서도 비투비 민혁, 방탄소년단 정국 이후로 달리기에서 가장 큰 활약을 보인 남자 선수 중 하나였어요. 원래 뛰는 걸 좋아하나요?
Y: 아뇨.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그것도 그 정도로 승부욕이 있어서 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5년 정도 육상 선수를 했는데 체육 선생님께서 저를 좀 좋게 봐 주셨나 봐요. 4학년 때 대회에 나갔을 때에는 5학년 선수들하고 뛰게 하셨고, 5학년 때는 6학년 선수들하고 뛰게 하셨어요. 그때 항상 좌절만 했었거든요. '난 왜 이렇게 못 뛰지?', '난 왜 저렇게 뛰지 못할까?' 싶었어요. 그러다 6학년이 돼서 동기들하고 뛰는데, ‘아, 이래서 나보다 높은 학년 선수들하고 뛰게 하신 거구나.’ 싶더라고요.
‘아육대’에서의 승부욕은 놀라웠어요. 정말 잘해서 골든차일드를 알리고 싶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Y: 연습생을 하면서 춤을 처음 췄거든요. 트레이너 선생님께서 “너는 나중에 뭐 되려고 그렇게 하냐”(라)고 혼내시는 걸 듣고 어린 마음에 욱 해서 그랬어요. “선생님보다 춤 잘 출 거예요!” 그랬죠. 그런데 그때부터 엄청나게 독해진 것 같아요. 하지만 ‘담다디’와 ‘Genie’는 해외 안무를 받아온 곡인데 멤버들이 영상만 보고 소화해야 해서 정리를 끝내야 하는 상황이라 좀 어려웠던 것 같아요.
직접 그렇게 한다는 게 놀라운데요?
Y: 저희가 직접 해야 빨리 외워지기도 하고 의견 맞추기도 쉽거든요.
혹시 멤버들과 게임을 할 때도 비슷하게 승부욕이 발동하나요?
Y: 사소한 것까지 집착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멤버들과 당구나 탁구를 칠 때는 이미 질 걸 감안하고 게임을 시작해요. 남자인 친구들하고 있다 보면 승패를 가지고 다투게 되는 게 개인적으로는 보기 안 좋더라고요. 그래서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죠.
소규모로 내기를 하는 건데 그런 걱정까지 하다니. (웃음)
Y: 맞아요. 보통은 당구비나 탁구비 내기를 해요. 밥 내기도 하고요. 가장 잘하는 친구 두 명을 뽑아서 편을 갈라요. 당구에서는 저랑 대열이 형으로 팀이 나뉘거든요. 하지만 대열이 형은 승부욕이 강하다기보다 자만을 하죠. (웃음) 지면 얼굴이 빨개지면서 말이 없어져요.
최근에 Y가 진 경우는 없나요. Y: 있어요. 그게 또 하필이면 택시비가 오른 날에 진 거예요. 택시비가 오르기 전에는 아무렇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딱 오른 날에 지니까 그게 약간 화가 나더라고요!
2019.04.29 photo by 김도훈(Koi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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